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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터라이브

윈터라이브 - Eve 부분만 정리. (에필로그 1.)

<몇 시간 후, 『SS』본선 결승전>
 
히요리 : 후우~······ 아무리 나라도 조금 긴장되네. 실수하면 큰일이니까. 토모에 재단에도 피해가 가려나? 뭐어, 방탄한 둘째 아들이 바보짓을 하고 돌아왔다면서 혀를 내두를지도 모르겠네. 실제로 잃은 건 아무것도 없으니── 긍지와 정의를 보여주자. 미안해, 쥰 군. 꿈에 그리던 『SS』무대에 섰는데 괜한 음모에 휘말리는 바람에 엉망이 되어버려서. 실망했지? 울어도 되니까! 
 
쥰 : 네? 아가씨가 사과할 필요가 어디에 있나요? 그보다 설명 좀 해주실래요~? 당신, 항상 사과하는 타이밍이 이상하다고요. 내가 화낼 때는 헤실헤실 웃고 있는 주제에. ······ 괜찮아요, 아가씨. 난 행운아니까. 바보 아버지의 꿈을 억지로 이어받았어도 하나도 이해하지 못했고── 그래도 필사적으로 노력했지만 아무 소용도 없었고, 불만에 가득 차 있는데 당신이 바보같이 다가와서 『꽤 좋은 목소리네!』 같은 소리를 하기 시작하더니. 변덕이라도 부리듯 레슨을 해줬잖아요? 기억하나요, 아가씨? 전 솔직히 놀랐다고요. 레이메이 학원에선 『특대생』이 아니면 주목받지 못하는 값싼 노예나 마찬가지인데. 당신은 당연하다는 것처럼 말을 걸어줬잖아요? 그리고 잔뜩 혹평하고, 잘난 듯이 지도나 하고. 『뭐야~. 귀족님이 장난삼아 날 가지고 노나 보다.』 싶었는데. 그 다음 날에도 불러서는 함께 『유닛』을 결성하지 않겠냐는 말을 하더니. 『이 사람,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의미를 모르겠는데. 바보 아냐?』라는 생각은 했지만. 사실, 난 기뻤어요. 영광이었고, 감사했어요. 당신은 지저분한 뒷골목 같은 곳에서 생활하던 내게 내려온 한 줄기 빛이에요. 그 빛을 받는 것만으로도 왜인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진단 말이죠. 게다가 속는 셈 치고 따라왔더니, 이렇게나 멋진 광경 앞에 이르렀고요. 보세요, 아가씨. 주변이 관객으로 가득해요── 우리가 노래하고 춤추기 시작하는 걸 눈을 빛내며 기다리고 있어요. 이게 아버지가 잠깐이라도 보았던 광경이겠죠.  그걸 이렇게나 빨리 보게 되다니. 남은 인생은 제 마음대로 살 거예요. 당신이 바라는 한, 함께 노래해 드리죠. 
 
히요리 : 와아, 뜨거워! 쥰 군도 참. 그렇다면 놀랍게도 날 좋아하는 모양이네?
 
쥰 : 네? 좋아하고 싫어하고의 문제가 아니잖아요? 나랑 당신은 싫다고 떠날 수 있는 관계가 아니라고요. 일심동체잖아요? 자기가 한 말 정도는 기억해주세요, 바보 귀족. 
 
히요리 : 후후, 응응. 쥰 군 말이 맞아. 아아─ 그 날 주웠던 꾀죄죄한 동물이 이렇게나 멋지게 성장했구나. 사랑으로 키운 보람이 있네. 그동한 고생한 보답을 받은 거야. 
 
쥰 :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태평하게 있지 말고 마음 단단히 먹어 달라고요. 난 아직 미숙한 데다 당신을 의지하고 있으니까요. ······난 화내고 있는 거라고요, 아가씨. 쓸데없는 음모를 꾸민 어딘가에 있는 누군가에게 말이죠. 속이 부글부글 끓어요. 연예계란 어느 시대에나 다 이런 건가요? 아버지 시절에서 진보한 게 없잖아! 아아, 짜증 나! 사가마 진이 연예계의 부패와 맞서 싸워 상당히 개선되었다고 들었는데 말이죠. 고작 이 정도밖에 못 한 거냐? 이 바보 녀석! ······ 어쩔 수 없으니 내가 어떻게든 해보죠. GODDAMN! 불만 있으면 덤비라고! 난 아버지처럼 쉽게 당하지 않을 거라고요? 읽기 힘든 이름이지만 똑똑히 기억해 주시죠. 내 이름은 사자나미 쥰입니다! 옛날에 당신들에게 슈퍼 아이돌의 들러리로 세워지고 짓밟힌 『그 사자나미』의 아들이라고요! 뭐어, 당신들은 기억 못 하겠지만! 영원히 잊지 못하도록, 두 번 다시는 바보 같은 음모를 꾸미지 못하게 바로잡아 드리겠습니다~! 당신들 모두, 더러운 녀석들 모두, 똥통에 쳐박아 주겠어! 거기가 가장 어울릴테니까! 
 
히요리 : 그럼 못 써. 쥰 군! 예의를 지키렴. 나쁜 말버릇은 끝까지 안 고쳐지네. 
 
: 하? 이래 봬도 정중하게 이야기하고 있는 건데요~? 마음에 안 드셨나요? 그거 실례했습니다! 
 
히요리 : 정말이지. 존댓말 쓴다고 다 되는 게 아니야. 더 교양을 익히면 좋겠네. 앞으로도 계속해서 내 옆에 설 거라면. 귀족의 예절을 배우렴. 하나하나 가르쳐 줄게, 쥰 군. 아아─ 형님에게 자주 혼이 나면서도 내 별난 취향은 고쳐지질 않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