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레이메이 학원 기숙사>
쥰 : 실례함다.
히요리 : 우와, 평범하게 들어왔네! 조금 더 발을 헛디디거나, 기묘한 언동을 하거나 해서 지루함을 주체하지 못하는 나를 즐겁게 해주는 노력을 해줬으면 했는데! 그게 좋은 히요리! 뭐어, 상관없지만. 어서 와, 쥰 군! 나와 너, 『Eve』가 앞으로 1년─ 숙식을 함께할 아름답운 에덴 동산에! 대환영해줄게! 웰컴~☆ (크래커 *폭죽 비스무리 한 거? 를 터트리며.)
쥰 : 뭔가요, 그 하이텐션─ 변함없이 말을 잘하네요~, 『선배』?
히요리 : 앗. 안 돼, 안 돼! 함께 산다면 가족이라는 거니까. 타인행세에 선배라던가 부르지 말고, 아래의 이름으로 불러주면 좋겠네! 별명도 가능·····☆
쥰 : 아뇨, 그렇게 할 수도 없잖아요. 다른 곳은 모르겠지만, 레이메이 학원은 상화관계가 확실하고. 선배를 상대로 실례인 태도를 취하는 것만으로도, 지도가 들어가서 평가에 영향을 끼쳐버리니까요.
히요리 : 아하핫, 너는 이제 그런 걸 신경쓰지 않아도 될 입장인데? 이 토모에 히요리의 파트너가 되었다는 건, 너는 이미 레이메이 학원의 정상에 서있다는 거니까? 성가신 룰 같은 건, 네가 편리하게 만들어버려도 괜찮은데 말이지♪
쥰 : 아니, 룰은 바꾸면 안 되잖아요. 그렇게까지 말할 정도로 고생하고 있지도 않고······. 평가 기준을 바꾸면, 다시 나는 열등생이라고 판단되어 나락의 밑바닥까지 곤두박질칠지도 모르니까요? 그렇다면, 지금을 유지한 채로 쓴 것이든 뭐든 삼켜 피와 살로 만들어 가는 편이 현명하다는 거잖아요. 나, 틀린 말을 하고 있나요?
히요리 : 으응~. 싸움에서 진 개 같은 근성이 베어 있어서 마음에 들진 않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어서 괜찮을 것 같지?
쥰 : 거슬리는 말투네요······. 태어날 때부터 정점을 밟고 으스대는 도련님은, 내 마음같은 거 모른다구요~?
히요리 : ······헤에, 너한텐 그렇게 보여? 뭐어, 상관없네! 서서 이야기하게 해서 미안해? 일단 짐부터 놓고 앉아서 쉬면 좋겠네! 맛있는 홍차와 키슈를 준비했으니, 부디 편히 쉬렴♪
쥰 : 아, 신경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보다, 기숙사에서 음식을 먹는 거 OK 인가요?
히요리 : 추천은 하지 않았지만! 벽지를 새로 칠해야 할 정도로 더렵히거나. 뭔가를 부수거나 하지 않는 한 전세 건물 같은 거니까 그러려니 해주겠지! 레이메이 학원, 이렇다 저렇게 하는 것 치곤 비교적 느슨하니까.
쥰 : 그런가요······. 뭐어, 길가의 돌멩이나 잡초 따위는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다는 것뿐이겠지만. 처음부터 기대도 안 되니까, 아무도 혼내주지 않는다는 거군요?
히요리 : 아하하, 굴절되어 있네, 너는.
쥰 : 흥, 당신이, 태양광선처럼 너무 곧을 뿐이거든요~? 이렇게 정반대의 성격인데 앞으로 괜찮으려나요, 제대로 어울릴 수는 있으려나? 생각을 고치려면 지금 뿐이라구요~, 선배.
히요리 : 으응, 이미 늦었네. 나는 이미, 너를 꽤나 마음에 들어하고 있으니까.
쥰 : 그거 고맙네요. ······ 이 벽, 포스터 같은 거 붙여도 괜찮나요?
히요리 : 응? 아아, 모르겠지만. 아마 괜찮지 않을까? 같은 말을 반복해서 말하지만, 공공복지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에서라면, 하고 싶은 대로 해도 되겠지? 포스터를 붙이는 정도로 혼내는 거라면 오히려 놀랄 정도네. 엄격한 미션 스쿨도 아니고─ 뭐어, 가급적 압정 구멍같은 건 남기지 않는 게 좋겠지?
쥰 : 네에~. 포스터 용 테이프를 들고 왔으니 그 부분은 괜찮슴다.
히요리 : ······♪
쥰 : ······뭔가요, 뚫어지게 보지 말아줄래요? 안정이 안 되거든요~?
히요리 : 미안미안, 실례했네. 나는 계속 비용을 두 배로 내고 이 방을 독차지하고 있었으니까, 자신의 사적인 공간에 타인이 있는 게 신기해서 말이야. 쥰 군은 전혀 유행에 좌우되기 쉬운 인상이 아니었으니까, 포스터를 붙이다니 의외라서. 이야~, 공동생활은 여러가지 발견이 있어 의미있고, 자극적이네♪
쥰 : 음~, 딱히 유행에 좌우되지도 않는데요. 내가 생각해도 취미도 없고 무감이라서 말이죠~. 하지만, 이 포스터는 특별해요. 어릴 때부터 침실에 장식했어서, 이걸 보지 않으면 숙면에 취할 수 없다고요. 그거라구요, 뭐더라······. 심리적 용어의 블랭킷 담요? (*그 물건이 근처에 없으면 불안하고 힘들어할 정도의 애착.)
히요리 : 블랭킷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누구에게나 그런 건 있네, 으응······. 그런 것이 많이 있으면 숨쉬기 편해져서 좋지. 나나 『Eve』, 그리고 『Eden』이─ 너에게 있어서 『그런 것』 중 하나가 됐으면 좋겠네. 사랑해달라고 까지는 아직 바라지 않지만, 가까이 있으면 안심할 수 있는 것이 되고 싶어. ─그것보다, 그거 무슨 포스터? 내 위치에선 쥰 군이 방해가 되서 잘 보이지 않으니까, 신경쓰이게 되어버렸는데? 부끄러워하지 말고 보여줘! 미소녀 애니메이션 포스터라고 해도 나는 절대 웃거나 하지 않을테니까♪
쥰 : 이해심이 있는 동거인이라, 안심이네요~. 딱히 숨길 생각도 없으니 관심이 있다면 보실래요? 음······ 자주 있는, 아이돌 사인 포스터 같은 건데 말이죠?
히요리 : 아이돌? 헤에, 오히려 아이돌 양성 학교에 다니는 학생으로서는 딱 맞는 대물이지? 그런데─ 그거, 누구의 포스터? 이왕이면 『Eve』의 포스터를 장식하면 좋겠는데! 나도 내 굿즈라던가를 일상적으로 애용하고 있으니까♪
쥰 : 아니, 자기가 나오는 포스터를 장식한다는 건 자기를 너무 좋아하잖아요?
히요리 : 그게 뭐가 이상해?
쥰 : 엣, 이상하진 않은데요. 어쨌든, 이 포스터의 사람을 정말 모르는 건가요~. 뭐어, 얼마전 세대의 아이돌이니까요.
히요리 : 으음~. 아니, 어디서 본 것 같은 얼굴이네. 누구였더라, 으음~? 나, 별로 잊어버린다거나. 그런 일은 없는데 말이지?
쥰 : 선배, 분명 유메노사키 학원 출신이죠? 그럼 오히려 현역 시절은 몰라도······ 지금의 『그 인간』에 대해서는 알고 있어야 하지 않나요~? 이 녀석의 이름은 사가미 진, ─내 아버지를 죽인 원수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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