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코토 : 흐아아, 요즘 부쩍 더워졌네. 땀이 줄줄 나. 난 예전에는 땀이 잘 안 나는 편이었는데... 요즘은 운동을 자주해서 그런지 신진대사가 활발해진 기분이야. 점점 사람다워지는 것 같아서 좋긴 하지만. ─으힉!? 뭐야, 안즈 쨩! 갑자기 데오도란토 뿌리지 말아줘! 깜짝 놀랐잖아! 나 땀 냄새 났어? 아니야? 땀 나는 걸 신경 쓰는 것 같아서 그랬다고? 마음은 고맙지만, 뭘 하기 전에 말 좀 해줘... 앗, 키득키득 웃는 거 봐. 안즈 쨩도 의외로 장난기가 많다니까. 막 전학 왔을 때 내성적인 느낌이었는데, 점점 본래 성격이 드러나는 걸까? 뭐, 우리한테 마음을 열어 준 것 같아서 좋지만, 오히려 영광이야. 앞으로도 더 친해지고 싶어 ♪ 응? 왜 그래, 안즈 쨩? 딴 곳을 보고 있네?
쥰 : ······.
마코토 : 앗, 저건. 『Eve』 사람이잖아. 사자나미 군이었던가? 이런 데에서 뭘 하는거지? 어? 안즈 쨩, 말 걸어 보려고? 그렇게 쉽게 나설 수 있어서 부럽다~. 역시 나랑 다르게 안즈 쨩은 원래 전혀 내성적이지 않구나.
쥰 : 응? 어라, 당신들─
마코토 : 아, 안녕! 사자나미 군♪
쥰 : 아, 고생하십니다. 유우키 씨, 안즈 씨
마코토 : 와앗, 고개 숙이지 마! 의외로 예의 바르네. 오히려 좀 부담스러워! 우리 동갑이잖아. 『씨』도 안 붙여도 돼. 말도 편하게 놓고♪
쥰 : 아뇨. 그럴 순 없죠. 같이 일하는 사람이니까요~. 뭐어, 나도 존댓말을 안 쓰는 게 더 편하긴 하지만, 어디 일하러 갈 때는 예의를 차리라고 배웠거든요. 레이메이 학원은 상하 관계가 꽤 엄격해서요.
마코토 : 아, 그래? 같은 아이돌 양성 학교라도 분위기가 꽤 다른가 보구나.
쥰 : 그렇죠. 유메노사키 학원은 뭔가 미적지근하고 자유로운 분위기라 놀랐다니까요~. 라이브 내용도 학생이 기획한다면서요? 우리 학교에선 상상도 못 하는 거라고요.
마코토 : 뭐, 듣고 보면 좀 이상하지. 돈도 움직이는 엄연한 『일』인데, 죄다 아마추어인 학생 마음대로 하니까. 하지만, 그건 교내에서만 그렇고... 학교 밖의 일은 선생님이 제대로 관리하고 있어. 외부 사람한테 폐를 끼칠 순 없으니까. 내년부터는 안즈 쨩 말고도 『프로듀스과』학생이 늘어날테니. 그 때를 대비한 예행 연습 삼아 학생들끼리 얼마나 해낼 수 있는지 시험하는 게 아닐까?
쥰 : 흐응─ 아, 죄송합니다. 유우키 씨랑 안즈 씨, 혹시 데이트 중이셨나요? 내가 방해한 거 아닌가요? 저번에도 둘이서 오락실에서 놀고 계시던데. 알콩달콩해서 좋네요~.
마코토 : 아니, 아니! 그런 거 아니야! 그게 말이지, 이야기하자면 긴데···. 우리 『Trickstar』는 매일 한 명씩 교대로 안즈 쨩을 집까지 바래다주거든. 오늘은 내 차례인 것 뿐이야.
쥰 : 흐음~. 안즈 씨를 참 소중히 대하시네요. 하긴, 일개 학생이라 해도 『프로듀서』인 만큼, 비위를 맞춰서 나쁠 건 없겠지만요.
마코토 : 아니, 그런 흑심은 없어. 순수하게 친해지고 싶은 뿐이야!
쥰 : 아, 네···. 역시 미적지근하네요. 우린 우정이나 연애 같은 건 꿈도 못 꾸니까. 기본적으로 암울한 청춘이죠. 특히 나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특대생』이 아니었으니까요. 매일매일─ 죽도록 레슨하고 공부하며 조금이라도 위로 올라가려는 생각밖에 못 했다고요~.
마코토 : ? 『특대생』이라는 게 뭐야? 레이메이 학원 특유의 시스템 같은데, 찾아봐도 잘 모르겠더라구?
쥰 : 호오~. 우리에 대해 조사했나요?
마코토 : 응, 난 정보 수집이 취미이자 버릇이라. 사자나미 군한테도 같이 일하는 사람에 대한 건 사전에 조사해 두라고 혼났었고 말이지.
쥰 : 혼내려고 그런 건 아니에요. 당연히 해야 할 준비잖아요~? 우리도 유메노사키에 대해 꽤 많이 연구하거든요~. 수업에서도 최신 정보를 전해 듣고요. 이러니저러니 해도 유메노사키는 역사가 긴 강호니까요. 뭐어, 금방 추월할 거지만요. 아주 묵사발을 내 줄 거라구요~.
마코토 : 싸, 싸우지 말자. 앞으로 같이 『서머라이브』를 성공시켜야 하는 동지인데 친하게 지내자구♪
쥰 : 동지라. 역시 근본적인 부분이 미적지근하단 말이죠, 당신들은. 너무 평화에 찌든 거 아닌가요? 그야 방심해 주면 우리로서는 편하지만. 아무리 강한 백수의 왕이라도 하이에나에게 잡아먹힐 때가 있다구요~? ─경계를 늦추지 않는 게 좋을 걸요? 맥없는 상대를 잡아 봤자, 우리도 보람이 없으니까. 참고로 아까 질문에 답하자면─ 『특대생』이란 레이메이 학원 특유의 시스템인데, 극소수의 『특대생』을 위해 나머지가 희생하는 거죠. 1할도 되지 않는 『특대생』을 위해 다른 학생이 뼈 빠지게 일하는 거라구요. 한 마디로 봉건주의 귀족 제도 같은 거죠~. 저도 그동안 계속 『특대생』이 아닌 기타 등등이 속했어요. 어쩌다 아가씨의 눈에 들어 음울한 시궁창 생황에서 벗어났지만... 실수하면 바로 원래대로죠. 인생이 낭떠러지로 추락할 거라구요. 나는 그렇게 되고 싶지 않아요. 절대 방심하지 않을 거고, 『서머라이브』에서도 당신들을 잡아먹을 기세로 덤빌 테니까. 그 점, 잘 알아주시고 잘 부탁드립니다~.
마코토 : 으, 응. 우리도 물론 최선을 다할 거야. 같이 열심히 하자.
쥰 : 네에. 그건 그렇고─ 지금 분위기에 꺼내기엔 좀 이상한 이야기인데~. 혹시 이 주변에 찬거리를 싸게 파는 가게 있나요? 아가씨가 『쥰 군이 직접 만든 요리가 먹고 싶어!』라고 떼를 써서···. 저녁 식사 장을 보고 있는데, 어디에 무슨 가게가 있는지 잘 몰라서 말이죠~. 아가씨는 당연하다는 듯 식비도 안 주니까... 최대한 저렴하게 때우고 싶단 말이죠~. 안 그러면 나는 며칠 안에 파산할 거라고요.
마코토 : 그, 그렇구나... 뭔지 몰라도 고생이 많네. 나도 오늘 우리 집 식사 당번인데, 괜찮으면 같이 사러 갈래? 먼저 안즈 쨩을 집에 바래댜줘야 하지만, 그 후에는 얼마든지 괜찮아.
쥰 : 아뇨, 그럼 불편하실 텐데. 괜찮아요. 무슨 외국에 나간 것도 아니니까. 물가도 우리 동네랑 크게 다르진 않겠죠~. 적당히 돌아다니다 보면 괜찮은 가격으로 파는 가게도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럼,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실례했네요.
마코토 : 와, 고개를 꾸벅 숙이고 가 버렸네... 생각보다 예의 바르긴 하지만, 역시 선을 긋는다는 느낌이 들어. 정말... 절대 길들일 수 없는 하이에나 같은 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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